창백한 푸른 점 위에서

202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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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preview url="https://ridibooks.com/books/786000077" title="코스모스" target="_blank" image="https://img.ridicdn.net/cover/786000077"> </link-preview> 어제 SNS에 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댓글들이 달렸다. 글의 본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을 지적하고, 심지어는 조롱하는 듯한 반응들. '이런 걸로 태클 거는 사람들은 대체 뭐지?' 순간 짜증이 확 올라왔다. 키보드를 잡고 반박글을 쓰려다가 문득 멈췄다. '내가 너무 까칠한가?' 그리고 떠올랐다. 어제 만난 그분이. 어제 참석한 모임에서 만난 분은 늘 평온해 보였다. 그분의 모든 행동에는 따뜻한 배려가 묻어났다. 무심코 하시는 행동에서도 타인을 향한 세심한 마음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저 성격이 좋으신가보다 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깨달았다. 그건 타고난 성격이 아니었다. 매일매일 살아가는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연스럽게 배워온 거였다는 걸. 최근에 코스모스를 다시 읽었다. 10년 전 처음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상이 들었다. 은하수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이 달라졌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의 다툼은 얼마나 작은 일일까.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우리는 모두 한 점 빛일 뿐인데, 서로 '내 것, 네 것' 따지며 아둥바둥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 그 작은 점 위에서 우리는 때로는 사소한 것들로 다투고, 상처받고, 화를 내곤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얼마나 덧없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그 댓글들에 화를 내는 대신, 가볍게 웃으며 "제 키보드가 망가져서요 ㅋ"라고 답글을 달았다. 누군가는 이해할 수도, 또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삶의 충만함은 결국 현재에 충실한 것 같다. 그동안은 늘 '손해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따라다녔다. 누군가 내 마음을 이용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많이 베풀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그런 계산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조금 손해 보면 어떤가. 그게 결국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일 텐데. 모든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리고 때로는 그냥 웃어넘길 줄 아는 것. 앞으로도 수많은 까다로운 상황들을 마주하겠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 한다. 어제 만난 그분처럼, 나도 언젠가는 모든 순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따뜻하게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는 너무나 작은 존재들이기에, 서로를 더 이해하고 아끼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도, 이 작은 별 위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려 한다. 조금 더 너그럽게, 조금 더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