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가 시작된다.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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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preview url="https://watcha.com/ko-KR/contents/tRwGxbD" title="콩트가 시작된다." target="_blank" image="https://an2-img.amz.wtchn.net/image/v2/-2g58PlFxQEYEYN2wvVd_A.webp?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SZk1USTRNSGczTWpCeE9EQWlYU3dpY0NJNklpOTJNaTl6ZEc5eVpTOXBiV0ZuWlM4eE5qSXdNemMzTVRReE16RTFNamd4TWpZNEluMC52R2lSdHhyQ0ppakhpcVpCOGRmMXo0Q2ZTd1kyWUFHNjBFNVRGOWNGWUxF"></link-preview> 요즘 일본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를 매일 한 편씩 보고 있다. 인기 없는 개그맨 트리오와 두 자매가 겪는, 조용하지만 울림 있는 이야기다. 10년간 콩트를 해왔지만 끝내 뜨지 못하고 해체하는 개그맨들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감정이 스쳤다. 무언가를 오래 붙잡고 있다가 결국 놓아야 할 때의 씁쓸함,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모르는 막막함.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들이 그 모든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대 위의 그들은 전혀 다르게 보였다. 무명의 고단함이 아니라, 자신들의 개그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비록 웃음은 적었지만, 그들은 자기들이 재밌다고 믿으며 진심을 다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내가 잘하고 있다"고 믿어본 적이 있었던가? 오랫동안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다 채찍질하며 살아왔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특히 C-Level로 일하면서부터는 성과가 곧 나였고, 그 외의 기준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하루하루 평가받고, 실수는 용납되지 않으며, 다음 목표를 끊임없이 향해 달려야 하는 삶.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 본질보다 결과에 더 민감해졌고, 그 속에서 자기 확신은 점점 사라졌다. 대신 '잘해야 한다'는 강박만이 남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며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 인물들을 보며 '멋지다'고 느꼈다면, 나도 조금쯤은 그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나에게 확신을 가져도 된다고 말이다. 안 되면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도 늦지 않다. 앞서 걱정하기보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렇게 자기 확신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