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반년 회고
2025.06.29
w0nder

2025년 6월 30일, 사업을 시작한 지 정확히 반년이 되었다. 작년 12월 31일 새해를 앞두고 그렸던 만다라트의 목표들을 하나씩 점검해보니 묘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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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서 작업은 진행 중이다. 하반기부터 겸임교수로 데이터베이스를 가르치게 되었고, 앱과 Checkable SaaS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제법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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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하다. 개별 과제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전체적으로는 제자리걸음인 느낌이다. 러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특히 AI 도서 작업은 매일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싶다.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고, 내 책에 독자들이 만족할지 항상 고민되고 걱정된다. 이런 내용이 좋을까 저런 내용이 좋을까, 이 내용이 맞을까. 너무 힘들고 귀찮아서 그만두고 싶지만, 시작한 이상 작게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붙잡고 있다.
사업에서도 비슷한 혼란이 계속된다. 가장 큰 고민은 정체성이다. 명함에는 대표라고 적혀 있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개발자"라고 소개한다. 대표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대표 마인드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어쩌면 전략도 없이, 제대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게 맞을까? 이렇게 나이브하게 운영하고 접근해도 되는 걸까? 그런 운영이 지금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저 멀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꼭 거기에 다가가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도 없다. 이런 혼동 속에서 나는 과연 누구인가.
실제 업무시간은 회사 다닐 때보다 적다. 하지만 머릿속은 24시간 바쁘다. 잠들기 전에도, 샤워하면서도, 꿈에서도 사업 생각을 한다. 물리적 시간은 늘었지만 정신적 여유는 줄어들었다. 끊임없는 고민이 일상이 되었다. 내가 하는 선택들이 맞는지, 이 길이 맞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불확실한 상태로 살아야 하는지.
"내가 선택들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문장이 이 반년을 가장 잘 요약한다. AI 도서 작업도, 겸임교수도, SaaS 개발도 모든 게 확신이 서지 않는다. Checkable로 고객을 하나씩 모아가고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챌린지 사업이 나에게 맞는 분야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피봇도 준비 중인데, 모르는 것 투성이다.
하반기부터는 회사 운영 방식을 바꾼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한 변화지만, 또 다른 불안이 밀려온다. 내가 이 변화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는 누구인가. 대표도 개발자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흔들리고 있는 사람.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나아가려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