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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해커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SEP 09, 20256분

최근 함께 창업을 하던 파트너와 헤어지게 되었다. 늘 마음 한편에서 걱정하고 있던 일이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한 예감이 있었고,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관계를 다뤄왔다. 하지만 결국 그 걱정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헤어짐 이후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왔다. 밤잠을 설치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 때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근본적인 질문에 다다르게 되었다. 나는 왜 창업을 하게 되었을까? 아직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내 것을 하고 싶다'는 막연하면서도 강렬한 욕구다. 남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믿는 바를 내 방식으로 실현하고 싶다는 갈망. 그것이 창업이라는 선택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나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탐구하고 성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 특히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인디해커들 말이다. 요즘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을 보며 계속 궁금해진다. 그들은 왜 이 길을 시작했을까? 어떤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계획과 꿈들을 알고 싶어진다. 각자가 걸어온 길과 지금 서 있는 지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까지. 그런 전체적인 그림이 궁금하다. 생각해보니 지금이 어쩌면 '대 헤어짐의 시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처럼 팀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이 결별하는 경우가 유독 많다. 창업 파트너와 갈라서는 사람들, 함께하던 프로젝트를 각자의 길로 가져가는 사람들. 그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깊이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했다.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진 힘이었다. 내가 겪고 있는 고민과 혼란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길을 걸으며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깨달음을 준 책이 하나 있었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처음 이 책을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책방에 대해 너무 나이브하고 로맨틱한 접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책을 팔며 사는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준 현실과 실제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각들을 접하면서 나도 많은 대리 경험을 한 것 같았다. 경제적인 어려움, 운영의 현실적인 문제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을 지속하는 이유들까지. 그 책 덕분에 책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더 충분한 준비를 하고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 경험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가진 힘을 직접 체험한 순간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디해커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목적과 방향, 고민과 걱정, 과거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들을 인터뷰해보면 어떨까?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인디해커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책을 만들면, 지금 인디해커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나 앞으로 이 길로 들어올 사람들에게 도움과 위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이 나에게 해준 역할을 이 책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인디해커라는 길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나 피상적인 이해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싶다. 성공담만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 일상의 고민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실제로 이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진짜 일상이 궁금하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지, 과거에 어떤 선택들을 했고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소소하지만 진실한 이야기들이 모여 누군가에게는 현실적인 가이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꼭 누구에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나 자신을 위로하고 보듬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존재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창업 파트너와의 헤어짐 이후 느끼고 있는 혼란과 고민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비슷한 길을 걷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얻고, 내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힌트를 찾고 싶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내가 인디해커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이제 하나씩 하나씩 인터뷰를 해보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그 과정 자체도 험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낯선 사람들에게 개인적이고 깊은 이야기를 부탁하는 일이니까 쉽지 않을 테고, 거절당할 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씩 천천히 해나가다 보면 뭔가 차곡차곡 쌓이고,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갈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이 결국 "인디해커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책으로 완성되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link-preview url="https://tally.so/r/waW2vv" title="인터뷰 신청" target="_blank"> </link-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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