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202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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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preview url="https://ridibooks.com/books/734002694" title="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target="_blank" image="https://img.ridicdn.net/cover/734002694/xxlarge"> </link-preview> 구글에서 layoff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알바생이 되어 일하면서 느낀 것들을 담은 책이다. 매우 바쁘게 삶을 살아가는 분이라 오히려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에세이 형식이라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부분들이 눈에 띄었고, 공감이 되었다. # 루틴의 중요성 최근에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루틴을 만들어서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회복력. 바닥에 떨어져도 바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이다. 고무줄은 쭉 늘렸다가 놓으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온다. 사람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다. 하지만 완전히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생활의 루틴을 만들라고 권하고 싶다. 나의 하루, 나 자신을 정의하는 루틴을 만들어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 ``` 이 루틴은 정리해고된 바로 다음 날에도 동일하게 실행됐다. 출근하지 않으니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매일, 매주, 매달 루틴을 지키려면 기분이 다운될 시간이 없었다. 큰 변화가 있을 때 조용히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그것을 크게 깨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하는 게 좋다. 어차피 큰 충격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침잠기를 가졌다가 회복된 후에 다음 단계를 밟아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영원히 우울감에 잠겨버릴 수도 있다. ```` # 우리는 어떻게 뉴비들을 대해야 하는가 사람들을 채용하다 보면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당연한 과정이며, 새로운 환경에서 서툴러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수는 능력 부족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특정 분야에서 업계 최고로 인정받던 사람도 다른 분야에서는 초보자로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경력직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초보자로 대우하며 존중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떠올려보면, 우리 모두 초보자였을 때 주변에서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그때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지만,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합류한 구성원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적응할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 그런데 이때! ‘멘토 운전사’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리프트에는 ‘버디 시스템buddy system’이 있어서, 초보 리프트 운전사가 경험 많은 동료 운전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일을 시작한 운전사 동료들이 멘토가 되어 첫 운전을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운행 전에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예행연습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등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는 제도다. 어디에 살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 멘토와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 ``` 소소한 사고도 쳤다. 계산대 업무를 할 때였다. 한 고객의 카드에 오류가 있어 결제가 완료되지 않았는데 이것을 모르고 물건을 포장해서 내주었다. 계산대 화면에 ‘결제 오류’라는 팝업창이 떠 있었는데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나는 고객을 찾으러 무작정 주차장으로 뛰어나갔다. 주차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카드 결제 영수증을 받았는지 물어봤고, 50분처럼 느껴지는 5분을 뛰어다닌 후 겨우 그 고객을 찾았다. 유니폼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그 고객과 다시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아뿔싸! 내가 맡은 계산대에는 난리가 나 있었다.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고객들이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뛰어나가버린 캐셔를 5분 이상 기다려야 했으니 당연하다. 고객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일단 일이 시작되면 캐셔는 계산대를 절대 비워서는 안 된다고 주의받았다. 첫 출근 날부터 매니저에게 주의를 받다니, 민망했다. ``` ``` 시작은 누구나 서툴지! 주문을 받을 때마다 “제가 오늘 첫 근무라서 많이 서툴러요. 이해해주세요.” 이렇게 일단 말문을 열고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주문시스템 버튼 이것저것을 몇 번이나 눌러본 다음에야 가장 간단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을 받을 수 있었다. 종일 “죄송합니다”를 달고 살았고 아이스를 핫으로, 핫을 아이스로, 벤티 사이즈가 그란데 사이즈로 잘못 나갔다.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들도 잘못된 주문서 때문에 몇 번이나 다 만든 음료를 싱크대에 쏟아붓고 다시 만들어야 했다. 미안했다. 다행히 슈퍼바이저는 처음엔 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다. 시작은 누구나 서툴다. 빨리 배우는 사람이 있고 더딘 사람들이 있다. 나의 더딤을 이해해주는 매장 매니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다 배우는 단계가 필요하지”라고 나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고객들에게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 # 올라운드 플레이어 특정 업무 담당자가 존재하게 하는 팀 구성은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길게 보았을 때 비효율적이다. 영원한 것은 없고 사람들은 계속 들어왔다 나가며, 특정 업무도 언젠간 사라질 수 있다. 팀 내에서 특정 업무 담당자가 없이 모두가 모든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오히려 문서화가 잘 되고, 지식이 공유되어 있어서 효율적이다. 문서화가 잘 되는 이유는 모든 팀원이 업무를 이해하고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세한 설명과 절차를 기록하게 되며, 이는 지식 전달과 업무 연속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특정 업무 담당자가 없어도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어서 팀 내에서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휴가나 퇴사 등의 부재가 발생했을 때 특정 업무 담당자가 없어도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어서 팀 내에서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특정 업무 하나만 관여되는 게 아니라 여러 업무들이 합쳐져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그리고 프로젝트도 하나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개가 진행된다. 대부분 프로젝트에서 하나의 모듈에 대해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모듈이 연관되어서 개발하게 된다. 그러면 프로젝트 참여 시 여러 인원이 들어가야 하고, 간혹 의존성이 높은 모듈의 경우 한 명이 여러 프로젝트에 동시에 참여해서 오전엔 A 오후엔 B 이렇게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콘텍스트 스위칭이나 기타 문제점들로 인해 협업 생산성이 대폭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면 한 명이 하나의 프로젝트만 집중해서 진행할 수 있다. 거기에서 오는 이점은 매우 강력하다. 한 명이 너무 많은 업무를 알아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팀장의 경우 이미 해당 팀이 해야 하는 업무들을 다 알고 있다. 팀장이 할 수 있으면 다른 팀원들도 시간을 들이면 다 할 수 있다. 혹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팀을 분리해야 하는 시점으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매니징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매니징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들로 구성된 팀에서는 개개인의 역량보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업무를 분배하며, 팀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능력이 팀의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원들 사이에서 각자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프로젝트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매니저의 핵심 역할이 된다. ``` 트레이더 조 매장은 시간차를 두고 하루에 일하는 사람이 80~90명이지만, 그 1.5배수인 총 150명가량을 상시 인력풀로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또 매장 내의 모든 크루는 캐셔를 포함해서 15개 제품 섹션에서 순환 근무하기 때문에 매장에 있는 전 제품에 대해 알게 된다. 그야말로 모든 크루가 스포츠팀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된다. 이렇게 모든 크루가 어느 제품 섹션에 배치되어도 일을 잘할 수 있기에 교환 근무가 가능하다. 충분한 인력과 표준화된 업무 방식 덕분에 누구나 바라는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는 문화’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 <twitter tweetId="1832229451033407886"></twitter> # 제품 중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제품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좋은 제품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품의 품질과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전과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끈기가 요구된다. ``` “우리는 PR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가장 큰 PR은 질 좋은 제품 그 자체이다 ``` ``` 가장 좋은 PR은 입소문이고, 진심으로 제품에 만족한 고객이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또 그들의 SNS에 소문을 낸다면 그것이 가장 효과 있는 마케팅이고 PR이다. 트레이더 조에 대해 공부하려고 도서 검색을 했더니 트레이더 조 일반 고객이 자기가 좋아하는 트레이더 조 제품에 대한 소개를 쓴 책이 있어서 놀라기도 했다. 열성적인 고객들이 운영하는 트레이더 조 제품 웹사이트가 있을 정도이다. ``` ``` 제품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트레이더 조는 스스로 ‘유통 회사’가 아닌 ‘제품 중심의 회사’라고 말한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말이다. 트레이더 조의 바이어들은 최고의 제품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빈다. ``` # 사이드 허슬 사이드 프로젝트는 위대하다. ``` ‘사이드 허슬side hustle’이란, 직장을 다니면서 본업 이외에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트레이더 조, 스타벅스, 리프트 일을 하면서 예전에도 이런 일을 사이드 허슬로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