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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십이 더 중요해졌다.

MAY 17, 20266분

최근 들어 조직 내에서 팔로워십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 실감된다. 이는 단순히 조직 문화가 변화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무언가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하나의 제품이나 기능을 만들기 위해 반복적인 회의와 설득, 계획 수립 및 승인의 과정을 거쳤다. 실패에 따른 대가가 컸기 때문에, 조직은 실행에 앞서 최선의 방향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현재는 하나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비용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제는 하루 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보는 일이 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렇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이 쉬워졌다고 해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까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제작이 용이해질수록 적합한 방향을 선택하고 결과물에서 중요한 함의를 찾아내며, 이를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누구든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시장과 조직 내부 모두에서 훨씬 더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역량이 바로 팔로워십이다. 오늘날의 조직은 모든 것이 완벽히 정렬된 이후에야 움직이는 시대를 지나왔다. 이제는 오랜 시간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작고 빠른 실행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학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조직 전체는 단일한 거대 계획 아래 통제되기보다는 다양한 작은 판단과 현장의 세밀한 조율을 통해 방향을 다듬으며 나아간다. 따라서 현대 조직에서 요구되는 '좋은 팔로워'는 단순히 지시에 따르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주어진 일을 아무 생각 없이 빠르게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팔로워란 조직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사고하며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필요할 경우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하거나 기존의 접근 방식을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따름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판단력과 통찰력을 발휘해 기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처음부터 구체적인 해답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다. 보통은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간다"라는 정도의 넓은 비전만 공유한 채 출발한다. 이후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현장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세부적인 부분들이 조율되고 개선된다. 전략을 세우는 사람들이 종종 현장에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실제 상황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변수들까지 모두 고려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조직이 현실에 적응하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가까운 사람들이 끊임없이 판단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결국, 훌륭한 팔로워는 단순한 지시 수행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조직의 방향을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스타트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숙련된 인재들만으로 팀을 구성하기 어렵다. 이미 검증된 인재들은 안정적인 대기업에 주로 남아 있거나, 규모가 작은 조직에 합류할 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스타트업은 다양한 배경과 경험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모든 사항을 긴 회의와 설명을 통해 조율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작은 실행을 통해 빠르게 결과를 내고, 이를 기반으로 실패와 피드백을 반복하여 공동의 감각을 형성해 나가는 편이 더 효율적일 때가 많다. 이는 조율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조율의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회의실에서 말로 정렬했다면, 이제는 실행과 결과물을 통해 정렬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팔로워십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된다. 각자가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상태가 아니라, 공동의 방향 속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빠른 실행이 반드시 학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방향 없이 단순히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학습이라기보다 혼란에 더 가깝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조직일수록 이런 위험에 더 취약하다. 왜냐하면 조직은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협업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같은 생각만 한다면 안정감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각자 자신만의 확신을 고수한다면 조직은 방향성을 잃고 나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되, 공통된 목표를 잃지 않는 것이다. 탁월한 팔로워십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듯하다. 조직이 추구하는 큰 방향성을 이해하면서도 각자의 판단력과 감각을 활용해 현실적으로 끊임없이 조율해 나아가는 것.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려는 태도가 핵심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과 방향을 고집하고 싶어 한다. 이들에게 조직의 틀이 때로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기에 스스로 믿는 길을 설계하고자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창업 역시 기존의 팔로워 위치에서 리더로 역할이 전환될 뿐이며, 본질적으로 다른 구조는 아니다. 첫 번째 동료가 합류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조율과 협업이라는 과제는 언제나 존재한다. 결국 모든 조직은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운영되는 셈이다. 현시대에 진정으로 희소한 능력은 어쩌면 대단히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도 자신의 관점을 잃지 않고, 동시에 조직의 방향과 현실 사이에서 유연하게 균형을 잡을 줄 아는 능력일 수 있다. 이 능력은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독단적으로 자신만의 확신에 갇히지도 않는 절묘한 균형감각이라 할 수 있다. 기술 발달로 인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일 자체는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자질은 성숙하고 유연한 자세로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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